History & Culture

1937년 3월 1일, 하와이에서 울린 독립의 함성

한 장의 사진, 하나의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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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읽는 하와이 역사

한 장의 사진, 하나의 민족

1937년 3월 1일, 하와이에서 울린 독립의 함성

1937년 3월 1일, 하와이 한인 사회가 삼일절을 기념하며 한자리에 모였다. 태극기와 성조기가 함께 걸린 이 장면은 이민자들의 정체성과 독립 의지를 동시에 보여준다. (Photo Courtesy  재외동포사총서 )

잔디 위에 수백 명의 사람들이 서 있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정장을 차려입은 남성들, 한복을 입은 여성들, 그리고 맨 앞에 조심스럽게 펼쳐진 태극기. 이 사진은 단순한 단체 기념사진이 아니다. 망명지에서 지켜낸 조국의 기억이자,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땅에서 이어진 독립운동의 기록이다.

사진 속 글씨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하와이 한인 사회역활은 한국 독립운동 일조로 삼일절을 경축하는 광경 — 1937년 3월 1일 대한인 국민회”



조국 없는 나라에서 지켜낸 ‘나라’

1937년. 조국은 아직 일제강점기 아래 있었고, 많은 한인들은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하루 열두 시간 가까운 노동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시기였다. 그러나 이들은 바쁜 노동과 가난 속에서도 삼일절을 잊지 않았다.

이민자들에게 삼일절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우리는 여전히 한국인이다”라는 선언이었고, “우리는 잊지 않았다”는 약속이었으며, “우리는 언젠가 돌아갈 조국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희망의 의식이었다.

사진 속 태극기는 국기가 아닌, 정체성의 깃발이었다.



아이들까지 데려온 이유

사진을 자세히 보면, 맨 앞줄에는 아이들이 앉아 있다. 어른들은 굳이 아이들까지 이 자리에 데려왔다.

이것은 단체 행사가 아니라 기억의 교육이었기 때문이다. “너희가 태어난 땅은 하와이일지라도, 뿌리는 조선이다.” “자유는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 그 메시지를 말보다 더 강하게 남기기 위해, 그들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이 자리에 섰다.



하와이에서 시작된 또 하나의 독립운동

하와이 한인 사회는 단순한 이민 공동체가 아니었다. 대한인국민회를 중심으로 독립 자금을 모금했고, 신문을 발행했고, 교육기관을 운영했다. 멀리 떨어진 섬에서, 조국을 향한 운동은 끊이지 않았다.

이 사진은 총을 들지 않은 투쟁의 기록이다. 깃발을 들고, 노래를 부르고, 모여 서는 것 자체가 저항이었던 시대의 증언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

2026년을 살아가는 우리는 이 사진 속 사람들과 같은 고민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이 만들어 놓은 길 위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와이에 세워진 교회, 학교, 한인회, 문화단체들, 그리고 오늘 우리가 누리는 공동체의 안정감은 이 사진 속 무명의 이민자들이 남긴 결과다.

이 사진은 묻는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다음 세대에게 남기고 있는가?”

한 장의 사진. 한 세기의 이야기. 그리고 지금도 계속되는 하와이 한인 역사의 현재형.



사진 제공 : db.history.go.kr 재외동포사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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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알로하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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